심층 조사 보고서 | 2026년 6월 기준
1. 개요: 왜 지금 ‘귀어’인가
고령화로 어촌이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 2024년 기준 어촌계원 10만 7,321명 중 60세 이상이 8만 2,719명(77.1%), 70세 이상이 4만 8,117명(44.8%)이다. 수산업 인력 공백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반면 귀어인 수는 줄고 있다. 2022년 1,023명 → 2023년 750명 → 2024년 585명으로 2년 연속 20% 이상 감소했다. 귀어인의 평균 연령은 53.1세로, 50대(33.3%)와 60대(29.9%)가 다수를 차지하며 30세 미만은 8%에 불과하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1월 ‘제3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귀어·귀촌 연 2,000명 달성, 어가소득 8,000만 원, 수산물 생산량 400만 톤을 목표로 제시했다. 핵심 키워드는 ‘초기자본 없이 바다로’이다.
2. 귀어 vs 귀농: 진입장벽 비교
2-1. 초기비용
귀농 가구의 평균 초기비용은 6,000만 원(2025년 기준)으로, 이 중 농지 구입·임차에 5,260만 원(87.7%)이 쓰인다. 30대 이하는 평균 8,209만 원, 40대는 9,547만 원까지 투자한다.
귀어의 경우 어선+허가증 패키지가 핵심 비용이다. 연안복합 허가 중고어선은 3,500만~6,500만 원 선에서 거래되며, 여기에 양식장 시설비나 장비비를 더하면 1억 원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
2-2. 진입장벽 비교표
구분귀농귀어
| 핵심 자산 | 농지 (구입 또는 임차) | 어선 + 어업허가증 |
| 평균 초기비용 | 약 6,000만 원 | 약 5,000만~1억 원+ |
| 자산 유동성 | 농지 매매 비교적 용이 | 어선·허가 매매 시장 협소 |
| 커뮤니티 진입 | 마을 공동체 (상대적 개방) | 어촌계 가입 필수 (폐쇄적) |
| 기술 습득 | 농업기술센터, 귀농학교 다수 | 귀어학교 7개소 (2027년 11개 확대 예정) |
| 1년차 평균 소득 | 약 1,600만 원 | 월 347만 원 (어가 평균의 76%) |
| 정부 융자 | 농지·시설 자금 최대 3억 원 | 창업자금 최대 5억 원 (확대) |
2-3. 귀어만의 고유 장벽
- 어촌계 가입: 공동어장 이용을 위해 필수이나, 기존 어민의 텃세와 의무 거주기간 요건이 걸림돌. 정부는 가입 의무 거주기간을 축소하고, 문호를 낮추는 어촌계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 중.
- 어업허가 취득: 허가 종류(연안자망, 연안복합, 통발 등)에 따라 톤수·장비 요건이 상이하며, 중고 허가 매매 시장의 정보 비대칭이 심함.
- 신용 부재 문제: 2026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 청년 어업인이 직접 지적. 어업 경력·신용등급이 없어 대출이 불가능한 구조. 보증형 금융 시스템 필요.
- 교육-정착 단절: 귀어학교 교육(기존 5주 → 6개월 인턴십 포함으로 개편 중) 이수 후 실제 어장·주거 확보까지 이어지는 경로가 불명확.
3. 정부 지원 제도 현황
3-1. 해수부 ‘제3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 (2026~2030)
- 초기자본 없는 귀어 경로: 연안어선 연계 승선 + 공공기관 운영 양식장 임대로 자본 없이 어업 진입 가능하도록 설계
- 주거 지원: 청년바다마을 조성 + 빈집 리모델링을 통한 초기 정착 주거 확보
-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가입 의무 거주기간 축소, 귀어인 유치 어촌계에 어촌뉴딜300 가점 부여
- 2030년 목표: 수산물 생산 400만 톤, 어가소득 8,000만 원, 수산물 수출 42억 달러, 귀어·귀촌 연 2,000명
3-2. 단계별 정착 지원 체계
단계지원 내용세부 사항
| 1단계: 귀촌 초기 | 청년어촌일자리 지원 (신규) | 월 150만 원, 2년간 지급 |
| 2단계: 창업 초기 | 창업자금 융자 | 3억 → 5억 원 확대, 저금리 |
| 3단계: 정착기 | 청년어촌정착지원사업 | 월 110만 → 150만 원, 3년 → 5년 확대 |
| 주거 | 주택구입 자금 | 7,500만 원 이내, 1.5% 금리 |
| 교육 | 귀어학교 교육 | 6개월 인턴십 포함, 7개소 → 11개소 확대 |
3-3. 청년바다마을 조성사업
해양수산부는 청년층의 어촌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청년바다마을’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5년 첫 대상지로 충남 서천군과 전남 신안군이 선정됐으며, 각 지역에 3년간 1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서천군의 경우 마서면 일원에 가족형·단독형 주택 25가구와 공동보육시설을 포함한 주거단지를 202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4. 사례 분석: 신안군의 청년 어업인 정착 모델
신안군은 2026년 1월 30일 군청에서 신안해양과학고등학교, 신안군수협, 신안천사김과 함께 ‘청년 어업인 양식산업 정착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1. 협약 주요 내용
- 신규 해조류 양식 수면 760ha 확보 (여의도의 약 2.6배 규모)
- 청년 어업인 정착 지원 및 기존 어업인 연계 멘토링·기술 전수
- 신안해양과학고 재학생 대상 산업 현장 실습·교육 강화
- 초기 정착단계 소득 불안정 해소를 위한 계약수매 추진 및 안정적 판로 확보
4-2. 왜 신안군인가
한국 김은 K-푸드의 핵심 수출품목으로 부상했으나, 기후변화로 인한 양식 환경 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신안군은 유휴수면을 활용해 양식 면적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청년 인력을 확보하는 ‘생산-교육-유통 연계’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보조금 지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5. 귀어의 현실: 데이터로 보는 명과 암
5-1. 소득 현실
2024년 귀어 실태조사(2019~2023년 귀어인 4,915명 중 1,500명 대상)에 따르면, 귀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47만 원으로 일반 어가 월평균 소득 456만 원의 76% 수준이다.
만족도 조사에서 인프라 만족도는 26.6%, 어업소득 만족도는 33.2%로 낮았다. 반면 자연환경, 생활 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2. 어촌계 갈등
귀어인에 대한 어촌계의 문호는 여전히 좁다. 도시 출신 귀어인은 기존 어민의 텃세를 호소하고, 기존 어민은 ‘오래 살아온 사람과 새로 온 사람을 같이 대우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한다. 이 갈등은 구조적이며,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5-3. 어촌 고령화의 심각성
어촌계원 10만 7,321명 중 60세 이상 77.1%, 70세 이상 44.8%. 이 수치는 어촌이 10~15년 내에 급격한 인력 공백에 직면할 것임을 의미한다. 청년 유입 없이는 어촌 공동체 자체의 존속이 위태롭다.
6. 실전 가이드: 귀어를 고려한다면
6-1. 귀어 전 체크리스트
- 귀어학교 교육 이수 (6개월 인턴십 포함 과정 권장)
- 목표 지역 어촌계 사전 방문 및 관계 형성 (최소 6개월~1년)
- 어업 종류 결정: 어선어업 vs 양식업 (양식이 초기자본 부담 낮을 수 있음)
- 지자체별 지원 제도 비교 (청년바다마을 대상지 우선 검토)
- 초기 2~3년 생활비 확보 (귀어 소득만으로 생활 안정까지 시간 필요)
6-2. 활용 가능한 자원
- 귀어귀촌종합센터 (sealife.go.kr): 상담, 교육, 정착 지원 원스톱
- 지역별 귀어학교: 인천, 경북 등 7개소 운영 중 (2027년 11개소 확대)
- 수산인력개발원: 전문 기술 교육
-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촌뉴딜, 어항 정비 등 인프라 정보
7. 전망 및 시사점
정부의 제3차 기본계획은 ‘초기자본 없는 귀어’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 공공 양식장 임대, 연안어선 승선 연계, 청년바다마을 조성 등은 과거 보조금 중심 정책에서 ‘산업 생태계 진입 경로 설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의 장벽은 여전하다. 어촌계 갈등, 신용 부재로 인한 금융 접근성 문제, 교육과 정착 간의 단절은 정책 설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신안군처럼 생산-교육-유통을 연계한 지자체 단위의 구체적 모델이 확산되어야 한다.
귀어는 분명 기회다. 하지만 ‘낭만’이 아닌 ‘현실’로 접근해야 한다. 충분한 준비 기간, 지역 사회와의 관계 형성, 그리고 정부 지원 제도의 전략적 활용이 성공적 귀어의 세 가지 축이다.
출처
- 해양수산부, ‘제3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2026~2030)’, 2026.01.30
- 통계청·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귀농어·귀촌인통계’, 2025
- 해양수산부, ‘2024년 귀어 실태조사 결과’, 2025
- 한국농어민신문, ‘2026 해양수산 전망대회’ 보도, 2026.01.15
- 신안군, ‘청년 어업인 양식산업 정착지원 업무협약’ 보도자료, 2026.01.30
- 귀어귀촌종합센터 (sealife.go.kr)